여러분은 한동안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는 무엇을 하시나요? 일단 흥미있는 걸 하는 거죠. 주로 노는 걸로…. 저는 그런 일도 하기 싫을 때에는 조용히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곤 하는데…. 그것도 죄다 슬픈 것들, 최루성 작품들만 골라서 봅니다.
이번에 찾아본 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世界の中心で, 愛をさけぶ, 2004)는, 남녀가 사랑하는데 여자가 병에 걸려 세상을 떠난다는, 살짝 진부한(?) 줄거리가 주를 이룹니다. 하지만, 이 고등학생 커플이 어떻게 사랑을 나누고 이별에 슬퍼하는지를 보고 있으면 가슴이 짠해집니다.
마지막 엔딩은, 이 포스터를 만으로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영화를 보지 못한 분들은 호주 울룰루의 사막 한가운데에 서서... 사랑을 외친다? 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처음에 그렇게 생각했으니까요 :) (사막 한가운데에서 무엇을 했는지는 스포일링일테지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호주 브리즈번에 갔었을 때 멤버 중 한 여자애가 주말에 울룰루에 꼭 가자고 하더군요.
"그 영화 못 봤어?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
음…. 못 봤다고 하면 주위 멤버들에게 흠씬 맞을까 두려워 봤다고 둘러댔습니다만, 알아보니 울룰루는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더군요, 허허. 결국 가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영화를 보고 났지만 울룰루에 가 보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영화 속에서는 장소에 큰 의미가 부여된 것이 사실이지만, 그건 '그들만의 장소' 라고 생각해 버렸으니까요.
여운을 남긴 것은, 사쿠가 마을을 돌아다니며 헤드셋을 낀 채로 아키의 음성 하나하나를 더듬어가는 장면이 아닐까요. 보물찾기를 하자며, 카세트 테이프 속의 아키가 안내한 체육관 무대에서 들려오는 피아노 소리-. 과거와 현재가 겹치는 부분들이, 사쿠가 '마치 아키가 살아있다고 생각하는 그 느낌' 을 관객들에게도 느낄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사별하는 것은 언제나 어려운 일입니다. 사진관의 시게 아저씨가, 힘들어하는 사쿠에게 이런 말을 해줍니다.
사람이 죽는다는 건 대단한 거다. 추억, 모습, 즐거웠던 시간들은 고스란히 남겨지지. 천국이란건 말이다, 남겨진 인간들이 만들어낸 거야. 거기엔 그 사람이 있다고,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을거라고 믿으면서... 남겨진 인간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떠나간 사람을 위해 뒷정리를 하는 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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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코 역을 맡은 시바사키 코우(柴嘯コウ)는 엔딩에서야 알아봤습니다. 개봉예정작인 소림소녀에 주연으로 나왔기 때문에, 예고편을 본 저로서는 어디선가 익숙한 얼굴인데 어디서 봤지 하고 갸우뚱 하고 있었는데, 사실 리츠코는 후반부에 비중있게 나오기 때문에 이 배우를 알아볼 수 있을 때는 크레딧이 올라갔을 때였네요. :)
이미 드라마로도 나왔고, 원작 소설도 있는데 다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본래 원작소설을 기반으로 한 영화는,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면 대개 기대감보다 불안감이 더 크게 드는 것 같아서 영화를 먼저 봐버리는 편입니다. 원작 이상의 느낌을 끌어내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기도 하지만, 차라리 영화를 먼저 보는게 속편하니까요. 어쨌거나, 잘 봤습니다. :)
마지막으로, 크레딧과 함께 흘러 나오는 히라이 켄(平井堅)의 '눈을 감고(瞳をとじて)' 를 링크해 뒀습니다. 정재욱 씨가 '가만히 눈을 감고' 라는 곡으로 리메이크를 했었기 때문에, 저에게는 처음 듣는 곡이었지만 굉장히 귀에 익숙했습니다. 영화를 보고 들으니 명곡이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히라이 켄(平井堅)의 '눈을 감고(瞳をとじ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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