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액션게임을 가장한 호러스릴러
개인적인 견해지만, id소프트는 왠지 모르게 사람을 잘 놀래키는 게임을 만든다. 최근에서야 둠3를 즐겨봤더니 이건 너무 어둡고 침침해서 아무것도 못할 지경이더라. 본인이 좀 심장이 약하지만(...) 그렇게 덜덜덜 거리면서 즐기다 보니 문득 중학교 때 나를 긴장시켰던 게임이 생각났다. 난 울펜슈타인 3D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죽음의 성으로 어서 돌아 오시라고 손짓했던 요 게임.
옛날 옛적에(?) id 소프트가 개발한 울펜슈타인 3D의 리메이크 작품이라고 보면 되겠다. 하지만 정작 나는 3D를 해보지 않았는데, 플레이 하고나서 구지 이 게임을 하기 전에 시대에 맞지 않는 그래픽을 동반한 고전게임을 하라고 걍요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조금 돌려 말했는데, 울펜슈타인 3D와 리턴 투 캐슬 울펜슈타인을 일일이 비교해서 말하는 것은 사실상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본다.
스토리
9세기경 게르만왕조를 세우려 했던 하인라히 1세가 어떤 고문서를 보고 자신의 힘을 알고는 시체들을 깨워서 어둠의 부대를 만들어 이곳저곳을 들쑤시고 다녔다. 이걸 탐탁치 않게 여기던(...) 한 마법사가 치열한 사투 끝에 어느 산 꼭대기에 하인라히를 봉인해버렸다. (그 곳이 울펜슈타인 성 근처였겠지..)
그리고 세월이 흘러 1943년, 히틀러의 오른팔이었던 하인라히 히뮬러는 딴에 조상이라고(;;) 하인라히 1세의 정보를 입수, 비밀리에 오컬트 애들을 소집해 조상님을 세계정복에 써먹을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 하지만 마침 울펜슈타인 성에 파견나가있던 연합군 스파이가 이 낌새를 보고, 주인공은 급히 그 곳으로 파견나가게 되는데..
배경만 2차대전이고.. 스토리는 오컬트의 냄새가 난다(!). 하지만 플레이하고 보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스토리 덕분에 호러액션판타지가 되어버리긴 했지만 불만요소가 되지는 않으니 이정도면 잘 비벼졌다고 하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게임환경과 조작
초등학교 6학년 때 산 컴퓨터에서 그래픽카드 한번 갈아끼운 컴퓨터로 플레이 했지만 별 무리 없이 플레이가 가능했다. 요즘 나오는 컴퓨터는 풀옵션을 켜고 해도 잘 돌아갈 게임이니 안심하시길.. 철 지난 게임인 만큼 그래픽 효과에 대해서 별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지만 어쩐지 과거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지라 그래픽이 사실적이지 않아도 분위기를 끌어주는데는 오히려 좋아보였다고나 할까. (콜 오브 듀티3를 이야기할 때랑은 다른 관점?)
사운드에는 점수를 줄 수 밖에 없다. 분위기를 연출하는 스산한 배경음악도 분위기를 잘 살렸고, 저 멀리서 들리는 사람들의 말소리, 이쪽으로 날아올 것 같은 마우저 라이플의 강한 총성, 좀비의 그르렁대는 소리까지도 플레이어를 몰입하게 만든다. 뭔가가 나올 것 같을 때 들려주는 순간효과음도 제격. 긴장을 안할 수가 없다.
조작은 당연히 하프라이프때부터 이어져오던 FPS의 정석, WSAD컨트롤을 기반으로 한다. Q, E키를 이용해서 좌우로 고개만 내미는 것보다 더 특징적인 건 바로 발차기(...) 키. X or G 키를 누르면 주인공이 디립다 발로 찬다. 뭔가를 부시거나 문을 터프하게 열 때 사용하는 키 되시겠다. 물론, 부술 때는 칼로 쑤셔도 부서지고 문을 여는 키는 손동작 키(F)로도 가능한 일이지만 좀 더 다이나믹한 게임연출 같아서 마음에 쏙 드는 키다.
무기
2차대전에 나왔던 대부분의 기관단총과 라이플이 모두 나온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나이프가 있고, 권총류는 장교를 없애면 떨구는 루거, 탄약 지급이 잘 안되는 콜트, 나중에는 콜트 + 콜트 (쌍권총..)도 나온다. 소음기도 제공되지만 권총은 왠지 극초반이 아니면 비중이 없는게 사실.
기관단총은 세 가지, MP40과 스텐건, 그리고 톰슨이 있다. 톰슨같은 경우는 게임 내에서 탄약 자체를 거의 안주기 때문에 쓸 일이 없지만 위력은 MP40보다 강력하다. 스텐건은 소음도 되고 개인적으로 가장 위력적인 기관단총이지만 과열되면 먼산(...)만 바라봐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라이플류는 Kar98K 마우저 라이플, 스누퍼 스코프 라이플이 있는데, 중반에 마우저에 스코프 달린 걸 받으면 가장 많이 쓰는 총들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저격 라이플은 적외선 감지가 되고 원샷원킬이 되니 아껴써야 되므로.. 마우저는 중후반에 얻는 FG42와 탄약이 공유되어서 탄약 걱정은 할 일이 없다.
폭발물 계열은 독일군이 쓰던 슈틸한트그라나데(Stielhandgranate)와 연합군이 쓰던 핸드그리네이드(Handgrenade), 다이너마이트가 있다. 독일군 수류탄은 영어로 번역하면 스틱핸드그리네이드(Stickhandgrenade)이라는 걸 보다시피 게임 내에서도 어쩐지 더 잘날아가는 것 같다. 가장 많이 쓰는 수류탄이고 적재적소에 써주면 아주 신난다 :) 연합군 수류탄은 보급도 잘 안되니 쓸일이 그렇게 많지 않으며, 다이너마이트는 이벤트에나 쓰는 정도. 그러나 멀티플레이를 할 경우에는 공병 클래스로 다이너마이트를 들고 길을 뚫어줘야 하는 나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외에도 보스전에서 꼭 필요한 팬저파우스트, 현대에나 있을 법한 람보총인 베놈건, 위력도 약하고 후반에 나와서 왜 나오는지 모르겠는 화염방사기, 일타이득 테슬라건이 있다. 모두 매력적인 무기이고 타격감도 좋다. 그러나 화염방사기는 뿜어도 뿜어도 죽지않는 적군들을 보면 그저 안습..
적, 그리고 난이도
배경이 배경이다 보니 나오는건 독일병, 독일병 이지만 중간중간에 나오는 상콤한(?) 적들도 많다.
독일병도 클래스가 다양한데, 어떤 무기를 들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초반에는 MP40과 마우저를 들고있는 병사와 루거를 들고있는 장교 뿐이겠지만, 미션을 넘어갈수록 맞으면 '정말' 아픈 저격병도 있고 스텐건을 들고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S라인 엘리트가드 누나(...)들도 있다. FG42를 들고 병사들 중 최고의 전투력을 보여주는 특수요원도 골치아픈 적. 뗴로 몰려다니면 답이 없다. 후반에는 화염방사기나 베놈 건을 들고 설치는 녀석도 있다.
자, 이제 독일병이 아닌 적(?)을 알아보도록 하자. 바로 어둠의 군대. 챕터 중간중간에 나오지만 그래서 더더욱 놀래키는 존재다. 관에서 나오는 좀비가 있는데, 혼을 날려 원거리 공격을 한다. 세 부류가 있는데 초반부 좀비는 약하지만 배경음악이 깔리면서 나오는 노란좀비는 너무나 맷집이 강하고 데미지도 3배는 더 들어가는 것 같아서 애를 먹는다. 마지막 부류인 불타는 좀비(바이오 하자드..?)는 불을 내뿜는데 초반부에 몇기 등장한다. 그리고 해골병사가 있는데 방패를 막고 섰으면 총을 쏴도 튕겨져서 오히려 주인공이 데미지를 입는다. 다가가서 녀석이 방패를 내리고 때릴려는 순간에 뒤로 빠져 죽여야 한다. 강한 상대는 아니지만 상당히 귀찮은 존재.
이번엔 언데드는 아니지만 독일군 과학자들이 만들어낸 괴상한 생명체. 상반신만 있는 로퍼는 엄청나게 빠른 스피드로 전기공격을 해오기 때문에 각개격파가 아니고서는 이기기 어렵다. 완성형인 슈퍼솔져는 보스급으로, 베놈 건과 팬저파우스트를 모두 들고 있어 원거리/근거리 모두 강하다. 덜덜덜 떨수밖에 없다(...).
최종보스인 하인라히는 기합을 넣으면 주인공을 끌어당기는데 그 순간 칼을 휘두른다. 맞으면 골로 간다. 하지만 역점프를 하면 바보가 아닌 이상 맞을 수가 없다. 계속해서 언데드를 땅에서 불러내지면 하인라히는 오히려 슈퍼솔져 3명과 싸울 때보다 약한 존재. 게임의 흠이라면 아무래도 최종보스가 좀 쉬웠다는 느낌일테다.
난이도는 초반에는 너무 쉽다가 중반에 상당히 어려움을 느낀다. 중간중간 나오는 잠입미션과 암살미션은 운칠기삼(澐七技三)이라는 사자성어가 떠오를 정도로 재수만 좋으면 한번에 클리어지만 타이밍을 잘못 재면 계속 걸린다는 슬픈(...) 미션이다. 중후반으로 갈 수록 뗴거지로 나오는 병사들과 좀비들을 상대로 하니 전투도 어려워지고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들 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엔딩은 봐야지(하하하..)
마치며
2007년 여름 현재 RTCW 싱글플레이 공략을 쓰고있는 중이긴 한데 이걸 언제까지 질질질 끌고갈지는 아직 모르겠다. (
http://blog.naver.com/korex527/100038952132) 한번 공략을 위해서 나이트메어로 플레이해봤는데, 으음.. 중반부까지 가다가 '이건 아니다' 싶어서 다시 평범한 난이도로 했던 기억이 난다. (뭐 내가 그렇지...) 몇년 전만 해도 노멀로 깨자마자 나이트메어로 한번 더 깬 기억이 나지만.
"싸우면서 정든다"라는 말이 있더라. 깜짝깜짝 놀래키고 저 멀리서 나를 무섭게 째려보고 있더라도 막상 엔딩을 보고나면 허무해지면서 "아.. 보고싶다"라고 말하게 될 지도 모른다. 엔딩에서 주인공은 또 다른 곳으로 파견나가지만 마음만 먹으면 한 번 더 울펜슈타인 성으로 돌아올 수 있으니 안심이 된다. 단, 이왕 돌아올 것이라면 더욱 더 지독한 악몽(Nightmare)을 꿀 수 있도록 해야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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